어디 영화 대사에서 테드 창을 들어본 것 같아서 저자명이 익숙했습니다. 찾아보니 극한직업(a.k.a 통닭파는 영화)에 악역으로 나오는 인물 이름이 테드 창이더라고여? 어째서 이름이 겹친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인물이랑 저자랑은 완전 딴판인 것 같고, 얘도 SF 소설이라 해서 '오호라 흥미롭겠군' 하고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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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그동안 읽었던 과학기반 SF소설들 중에서 가장 고퀄리티라고 생각.
확실히 이과를 졸업하신 분답게 과학 쪽에 대해 지식이 해박하십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아는 과학내용이면 잘 이해되는데 내가 모르면 "흠... 그냥 그런가 보다.. 어디까지가 과학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이지..?"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지식에서 시작한 그만의 상상력으로 구축한 세계관이 상당히 sophisticated한 것 같았음.

다시 돌아와서
저자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쓴 9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짧은 건 10페이지 정도로 진짜 짧은데 긴 건 거의 150페이지로 겁나 깁니다.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
타임머신이 개발된다면 어떻게 쓰일까? 에 대한 해답을 주는 듯합니다.
고도로 발달된 연금술이란 구멍 왼쪽과 오른쪽의 시간차이로 타임워프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time warp한 주인공들이 겪었던 얘기를 연금술사 주인공이 들려주는 story.
어찌 보면 회귀적 환원의 스토리, 자기지시적이기도 한 스토리를 오류없이 체계적으로 전개하는 게 흥미로웠음.
그 무엇도 과거를 지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회개가 있고, 속죄가 있고, 용서가 있습니다. 단지 그뿐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래서 요런 종교적인 교리가 있는 이슬람 문화를 배경으로 썼대여.

숨
상대성 원리를 죽음에 접목한다면??
인간은 누구나 숨을 쉰다. 숨을 쉰다는 행위로 폐(허파)에 산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소설 속 세계에서는 어째서인지 호흡이라는 행위가 없는 것 같다. 그러고 가까운 충전소에 방문하여 폐에 산소를 공급받아야 한다. 그러니 충전소는 만남의 장이 되고,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여 예비허파도 있고 그런다.
이 허파는 마치 인간에게 있어서 전원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허파가 바뀌면 새로운 기억을 갖고 태어남.
주인공은 해부학자로서 기억의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서 본인의 허파를 직접 해부하게 된다.
<대충 이해한 과학적인 구절>
우리의 뇌가 느려져서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느낌 - 상대성 원리
생명의 실제 원천은 기압차이다. - 확산

우리가 해야 할 일
아주 짧아요. 5페이지. 그래서 사실 이해 못 한 거 같아요. 패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고도로 발전된 ai의 미래는? 요런 상황에서 벌어질 법한 일화들을 되게 realistic 하게 잘 담았어요.
초고도 인공지능을 디지언트라고 하며, 그들의 소프트웨어 지능을 더 향상시키기 위해서도 인간은 연구하고, 하드웨어에 그 소프트웨어를 심기 위해서도 연구한다.
이제 일반 대중들은 디지언트를 자신의 자식처럼 생각하며 본인의 입맛에 맞게 training 시킨다. 약간 machine learning에서 트레인 시키는 과정과 유사한 듯? 강화학습일 수도 있고 그렇겠지? 그러다 보니 train을 잘못시키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eg. 성인물을 input시킴) 그러면 시간을 되돌려 며칠 전의 기억을 가진 디지언트로 돌립니다. (마치 서버의 롤백과 같은 느낌.)
진짜 보다 보면 디지언트가 어마어마하게 발전된 생각을 하는구나 싶어요.
다른 디지언트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돈을 벌고자 하고, 자아(자기 계정)를 갖게 해달라고 인간(주인)한테 요청하다가 혼나기도 하고, 디지언트들끼리 싸운 기억을 잊고 싶다고 rollback 시켜달라고 하고(감정 control 하는 것도 인간 고유의 능력인 듯.), 디지언트를 성적인 대상으로 생각하는 회사가 생기고, 그 회사는 좀 더 쾌감을 많이 줄 수 있는 디지언트로 교육시켜서 팔고자 한다. 당연하게도 디지언트 개발 총괄을 맡은 블루감마 사 간의 갈등도 있었는데.. 후략..
여담으로 등장인물이 너무 많은데 사람이랑 디지언트랑 섞여 있어서 누가 뭔지 파악하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저자의 공통적인 특성인데 두 개의 사건을 동시진행합니다. 여기 얘기하다가 저기 얘기하다가. 마치 드라마 전개하는 방식 같음.

데이시의 기계식 자동 보모
얘도 짧아요! Good!
원래는 자동교습기를 제작하려 했으나 본인의 자식이 보모에게 semi학대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기계식 자동 보모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아이한테 나쁜 영향을 주는 행동은 다 제거하고 유익한 행위만 하는 기계가 보편화됨으로써 양질의 보육을 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평균적으로 수준이 높은 교육을 통해서 자식을 키운다는 건 좋지만 교육의 획일화와 일관성 문제로 인해서 모든 아이들이 다 비슷한(심각하면 똑같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서 능력치가 다르게 찍힌 여러 버전의 자동보모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는 끝도 없이 high quality의 보모로 올라갈 것이기에)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사실적 진실이란 진정한 의미에서 정의, 참, 선을 의미하고 보우 라고 한다.
감정적 진실이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고 미미 라고 한다.
현대의 모든 지식은 활자화되어 전해져서 내려왔고 앞으로도 내려갈 것이다. 그렇기에 지식에 기반한 진실은 사실적 진실이다.
그러나 활자가 미비했던 과거에는 구전으로 지식이 전달되어 왔기에 어떠한 형태로든의 변형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런 의미에서 사실적 진실이 아니라 감정직 진실이 진실이다.
삶의 모습을 기록하는 라이프로깅(lifelogging) 기술이 등장하는데 책에서는 이를 법적인 공정함이 주요 동기로 작용하는 경우에만 쓰자고 제안한다.
For example in book, 라이프로깅이 안정된 결혼관계에서도 불화를 야기할지도.. 아냐! 오히려 그래 인간은 다 실수하지 하고 너그러워질지도!
우리는 무의식 중에 일화기억(라이프로깅)을 우리 정체성의 필수요소로 여기는 탓에
그것을 표면화함으로써 책장의 책이나 컴퓨터 파일과 같은 존재로 격하시키는 것을 꺼리는 것은 아닐까?
과연 다 기억하는 건 좋을까?
감정적 진실이 꼭 잘못된 것 같지만은 않아요.
마지막으로 책에 또 요런 나름 인상적인 글귀도 있었음.
글을 쓰는 것은 기억과 생각에 도움을 준다

거대한 침묵
짧아서 좋습니다. 그렇지만 묵직합니다.
인간은 동물이 같은 종 내에서 소통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종간 소통은 불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앵무새는 유일하게 인간의 말을 흉내 낼 수 있는 동물입니다. 그렇다면 앵무새와 인간은 소통할 수도 있지 않을까?
주인공인 앵무새는 인간이 앵무새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그렇게 고등한 생명체였다면 조금만 더 노력했다면 앵무새들의 언어와, 신화와, 그들의 문화 등등을 알아낼 수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인간은 앵무새를 멸종의 길로 이끌고 있었다.
지구에는 인간 말고 다른 지적 생명체가 있었을 것이다
앵무새들은 그런 인간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인간이 세운 업적이 있으니까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잘 있어. 사랑해"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뭔가 이 구절이 이별의 가장 아름다운 표현일 듯하다.

옴팔로스

시카구 여행 여자 주인공(도러시아 모렐, 고고학자)
고고학자에게 교육은 현장연구 못지않게 중요한 임무
교차연대법! 사람의 삶과 비슷한 듯. 부모와 나의 교차, 조부모와의 교차
전복기부자ㅡ마틴 오스본 (샌프란)ㅡ실명은 윌헬미너 매컬러(딸)ㅡ훔친것으로 판명ㅡ아빠가 대학박물관 관장
난 이익이 아니라 신을 위해서 유물을 취했으니 도둑이 아니다! 신앙에 대한 사람들의 의구심 소거
아빠의 논문ㅡ태양은 움직이고 에테르가 정지해 있는다
만약 신이 우리에 대해 아무런 의도도 갖고 있지 않았다면요?
뭐 요런걸 정리하긴 했는데 사실 이해 잘 못한 것 같고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이게 주제래요..
삶의 의미는 어떻게 찾아야 하냐는 것이 주제다.
마지막 기도에서의 결론은, 삶의 의미는 신이 있더라도 신에게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을 깨닫는 것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멀티버스는 가능할 것인가? 그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 것인가?
프리즘이 중요한 소재이다. 프리즘을 통해서는 평행세계의 자아와 채팅, 음성메시지, 영상통화 등이 가능하다. 이를 만들어내는 회사가 겪는 현실적인 이야기(eg. 기술을 어떻게 개발할지)와 그로 인해 발생한 사회의 impact(프리즘 중독자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런데 읽다 보니 좀 의문인 점이 들었습니다.
현실과 평행자아는 어디까지 유사하고 어디서부터 달라지는 것일까?
실제로 책에서는 평행세계의 나와 현실의 나가 직업은 같지만, 연애를 하는 대상은 다르고, 교통사고가 벌어진 날짜, 상황, 가해자는 동일하지만 사망하게 된 피해자만 A에서 B로 바뀌는 것이 상당히 자의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사건들의 일치여부가 순전히 random 하게 정해지는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단 말이죠.. hmm...
평행세계와 소통하는 기술은 점점 발달하여 그 사이의 간극이 0에 수렴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어느 평행세계에서는 나쁘게 행동할 텐데 현실의 나도 그렇게 하지 뭐" 요런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저자는 이러한 상황의 전제조건으로 멀티버스로의 분기가 비교적 최근에 일어남을 꼽습니다.
비교적 최근? 얼마나? 하는 의구심은 계속 남음.
모든 것이 우리의 통제 하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때의 데이지의 선택이 달랐어도 비네사는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
뭔가 결론이 다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니 허무함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위의 구절을 근거 삼아서 깊은 고민에서 벗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Outro
제가 재밌게 읽었나 봐요. 글이 한참 길어졌네요. 쓰는 데도 한참 걸리네요. 이제 진짜 투운사만 빡세게 달릴 1~2주를 시작하며
사진은 그냥 인상적인 구절들 찍은거 뭉탱이로 순서 상관없이 아무렇게나 중간중간에 넣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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